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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5일 항생제 사용률이 높은 국내 요양기관(병의원 등 의료기관, 약국, 보건소 등)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판결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판결이 확정돼 항생제 과다처방 의료기관의 명단이 일제히 공개될 경우 의료 소비자인 일반 국민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극한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명단 공개 대상 의료기관은 물론 제약업계, 의료 직능단체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돼 파문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 "의료기관 재량권보다 '알권리'가 우선"= 법원은 이날 참여연대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항생제 처방률 상하위 4%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지표 일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정보공개처분의 절차적 문제점과 적법성에 대해 판단하는 행정 소송이니 만큼 재판부는 항생제 오남용 실태에 대한 가치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의료기관의 진료선택 방법 재량권보다 의료 소비자인 일반 국민의 알권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 의료기관 명단 정보는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의료기관의 진료방법 선택 재량권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의료행위는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다루는 중차대한 사안이므로 의료 소비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정확한 정보 제공이 의료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의료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담보해 공익을 증진시키는 첩경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참여연대가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에 포함된 요양기관의 명단은 의료인 스스로가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을 표시하기 위한 기능을 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시 요양기관의 경영, 영업상 비밀이 유출된다는 보건복지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조차도 항생제 사용 정보가 공개될 경우 의료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질 것을 우려해 반대한다는 것이지 영업상의 비밀이기 때문은 아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생제 처방실태 공개, 자칫 의료대란??=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요구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지만 일반 요양기관들의 항생제 처방 실태가 즉시 공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판결 직후 보건복지부가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항소할 가능성이 커 최종 승자는 이어지는 상급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법원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관련 의료단체들의 집단적인 움직임도 예상된다.
항생제 처방률이 공개되면 병의원, 약국, 보건소 등 해당 요양기관뿐 아니라 의료단체, 항생제를 제조, 판매하는 제약업계 등도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자칫 '항생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의료대란'의 물꼬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울한 전망도 가능하다.
대한의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항생제 처방은 환자의 특성, 질환의 종료 등에 따라 달라진다"며 "일방적으로 공개될 경우 환자들의 불신감만 키우게 돼 오히려 국민의 건강 선택권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법원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이같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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